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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석 _ 창동의 도심에서 시작하는 대지는 광활하며 무수한 움직임이 있다. 도심과 교외를 잇는 철도와 도로, 그리고 바람을 따라 사람들은 시시각각으로 이동하며 살아 움직이고, 창동의 교차로에는 유연한 흐름 속에 보이지 않는 생명의 다이내믹한 운동감이 존재한다.
우리는 대지에서 거대한 볼륨을 지닌 중심을 연상한다. 그리고 새로운 복합환승센터는 그곳에 뿌리를 내린 거대한 돌덩어리다. 그곳에는 물리적인 자연의 힘에 따라, 또는 정보 네트워크라는 잠재적 에너지에 의해 생성과 변형을 끝없이 반복하는 현실의 세계가 있는가하면, 또한 그 곳에는 도시를 가로지르며 삶의 여행을 하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다. 이 거석은 선사시대부터 죽은 자가 사용하기 위해 묘지 부장품으로 사용되어지던 기념비일 수도 있고, 인간들의 축제나 의식을 위해 띄워지던 배이기도 하며, 또한 현세에 이르러서는 우리 문명의 자산을 무한한 세계로 실어 나르는 상징적인 집적체를 의미하기도 한다. 따라서 우리는 이러한 문화적, 지형적 상황에 대한 해석으로서 하나의 거석을 제안한다.
두 공간 _ 우리의 거석에는 거대한 두 개의 빈 구멍이 있다. 지면에 위치하여 52mx15m의 무주공간으로 이루어진 첫 번째 한정된 공간은 남북으로 이어지는 도시의 축을 따라 불특정 도시인들의 움직임과 다양한 행위를 담으며 광장과 공원, 문화장터로 연속되어있으며, 지상으로부터 70m 들어 올려져 동서로 열린 두 번째 공간은 280여 세대의 공동주택이 공유하는 공중정원으로서 도심과 도시외곽의 거시적 공간연결 네트워크를 통해 투명한 인공의 자연경관을 제공한다. 두 빈 공공공간에서의 프로그램적 우연성은 구조화를 완전하게 파괴함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반대라 할 수 있겠다. 이는 무한한 공간 속으로 열려 있으며 규제가 없는 창조적 기능을 발휘하여 불확정성의 잠재력을 제공한다. 우리는 의도를 결정짓는 근원적인 법칙만을 세울 뿐이며, (궁극적인 목적에 도달키 위해 안정적인 프로그램을 형성하는 수단들은 따르지 않고) 사람들에게 자발적 이미지에 의한 독자적 루트들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선택권을 부여하고자 한다. 이러한 사고는 건축가조차도 예견치 못했던 열린 가능성들 속에서 활기 있고 자유로운 자생적 공간을 생성해 내며, 확정적이고 부동의 이상이 아닌 엔트로피의 축적된 과정으로서의 공간을 만들어 낸다. 형식은 더 이상 기계적인 통제의 산물이 아닌 불가역적인 시간의 함수와 함께 하는 진화의 산물이라 하겠다.